간경화, 간경변

Posted 2010. 8. 16. 17:05
간경화 (Liver cirrhosis)

* 간성 뇌증
* 복수

간경변(간경화)은 어떻게 생기죠?

간경변이란 간염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서 간세포가 파괴되었다가 다시 재생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생긴 흉터들(섬유화)로 인해
부드럽던 간이 점점 딱딱해 지는 것입니다.
원래 간으로 혈액이 모여드는데, 그 중에 몸의 왼쪽등쪽에 있는 비장이라는 곳에서 피를 거른 후 간으로 보내게 되지만,
이렇게 굳어진 간으로 흘러가던 혈액이 더 이상 갈 수가 없게 되므로 비장에 피가 점점 고여서 비장크기가 커지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혈액검사상 혈소판이라는 것이 점점 떨어지므로 대강 짐작 할 수가 있지요.

참고
간경변은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보상성 간경변 (= compensated state)
흔히, 조기 간경변, 또는 초기 간경변이라고 일컷는 시기입니다.
그러니까, 간의 섬유화가 많이 진행이 되었지만, 아직 간기능에 영향을 줄만큼 광범위하지 않기 때문에 간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가 되고 있는 상황을 말합니다.
다만, 이 단계에서는 대개 혈소판 감소, 비장 종대, 또는 간혹 식도정맥류 등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현 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검사와 함께 추가적인 간기능 손상이 되지않도록 잘 조절하는 것입니다.
2.
비보상성 간경변 (=decompensated state)
일반적으로 간경변하면 떠올리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간기능이 저하되어 복수나, 출혈등의 여러 합병증이 같이 동반될 수 있는 상태입니다.

그럼 어떻게 되나요?

처음에는 약간 굳어지더라도 굳지 않은 나머지 덕분에 정상적인 간기능을 유지하지만(보상성 단계),
더 간이 굳어지면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부분이 더욱 줄어들게 됩니다. (비보상성 단계)
따라서 간에서 합성하는 여러 단백질(특히 알부민)과 혈액응고 인자(피딱지 만드는 성분)들이 줄어들게 되어 후딱하면 코피가 나거나 잇몸에서 출혈이 나게 됩니다.......
또한 간으로 흐르지 못하는 피들이 여겨저기 샛길로 흐르는데 특히 식도 주위로 많이 몰려들어 식도정맥이 빵빵해지는
식도정맥류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것이 더 진행되면 드디어 정맥류가 터지면서 피를 토하게 되는 것이지요........

요즘은 정맥류를 고무줄로 묵어 버리는 결찰술이라는 방법과 좋은 약이 자꾸 개발되어 좀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일단 터지면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상태가 됩니다.

왜 이런 병이 생기죠?

우리나라의 경우는 간경변의 원인 중
약 60%는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약 20%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나머지는 드문 질환이거나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외국 교과서에는 대개 B형 간염 한자의 약 30% 정도가 간경변으로 진행을 한다고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보다 많아서 20년 동안에 간경변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약 60%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간경변증으로 이행되는 정도는 5년 후에 9%, 10년 후 23%, 15년 후 36%, 20년 후 48%로 보고되고 있으며, HBe 항원 양성인 경우 1년에 2.4%, HBe 항체 양성인 경우에는 1년에 1.3%로 간경변증이 발생되고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통계도 예전에 간염 치료법이 별로 없을때의 이야기이구요..
최근에는 좋은 간염 치료약들이 있으므로 치료로 인해서 간염의 진행이 최대한 늦추어지는 경우에는 훨씬 더 장기 예후가 좋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C형 간염은 워낙 천천히 진행하긴 하여도 급성간염에서 만성간염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B형에 비해 8배가 많기 때문에
일본처럼 C형에 의한 간경변이 증가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헌혈시 검사를 하기 때문에 수혈로 인한 C형 간염은 앞으로는 적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동부 볼티모어시 조사에 의하면 C형 검사전에는 수혈자 1000명중 4명이 감염됐는데 검사후에는 10,000명중 3명 정도만 감염되었다고 합니다.)

치료는 어떻게 하게 되나요?

간경변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현재의 간기능을 잘 유지해 주는 것으로서

이것은 의사 처방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제발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좀 마세요..........
거 뭐냐, 성경에도 있잖아요......
"환자가 떡 달라는데 돌을 줄 의사가 어디있고, 생선을 달라는데 뱀을 줄 의사가 어디 있냐고요....."   아닌가요?  ^^ㅋ

두 번째는 잘 드시는 것입니다.

간혹 짜게 먹으면 복수 차서 안된다고 해서 무조건 싱겁게 먹다 보니 식욕을 잃고 거의 못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간세포도 뭐가 들어와야 원료를 가지고 일을 하지요...
따라서 만약에 복수 차는 것이 두려워서 드시지 못한다면, 저라면 차라리 복수는 포기하고 잘 드시라고 권하겠습니다.
아~ 복수야, 빼면 되지요....
또 너무 소금기가 몸에 없어도 이뇨제가 약발이 듣지를 않아요...
그러니까, 제발 좀 드세요........(너무 짜지만 않게요.....)

세 번째는 혹시나 간암이 안생기나 주기적인 관찰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입니다.

굳어진 간세포에서는 워낙 간암이 잘 발생합니다.
따라서 3~6개월 간격으로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 필요에 따라서는 CT나 MRI까지도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나 C형 만성간염에서는 거의 모두 경변조직에서 암이 발생하지요...

주위에서 좋은 민간요법이 있다고 하던데요.....?

인진쑥, 미나리, 영지버섯, 신선초, 녹즙, 누에가루, 등등.....수도 없지요.........
주위에서 아마 효과를 보았다는 분이 계시니까 드시는 것일 테지만,
저희들의 경우에는 좋아지는 경우 보다는 드시고 악화되는 경우를 대부분 보게 되니
절대로 말리고 싶습니다.
가뜩이나 줄어들은 간기능을 이런 저런 민간요법으로 아주 심하게 손상시키는 경우를 자주 보거든요..

신선한 녹즙은 어떨까요?

혹시 댁에서 키우신 야채입니까? 농약 하나도 안쓰고 말이죠..........
아니라면 관두시지요...........
그리고 설령 집에서 키우신 거라 할지라도 말이죠....
우리 몸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씹어 먹으면 몸에서 알아서 흡수할 것은 흡수하고 능력에 부치는 것은 알아서 바깥으로 밀어 냅니다.
근데, 흡수가 잘 되게 즙이나 탕으로 쫘~악 드시면, 아따 흡수야 자~알 되지요...
근데 그걸 어디서 처리하지요? 바로 간입니다.

만약에 아무리 회춘에 좋다고 나이 드신 분께 삼천 궁녀가 갑자기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뻔하죠....피골이 상접해 질 껩니다.......
마찬가지예요.... 그 좋은 것을 간에서 나름대로 처리한답시고 무리하게 되고
또 그 안에 간에 나쁜 물질 또한 들어있을 가능성도 많답니다.

옛말에도 있지요..
"지친 말한테 채찍질 하는 격이라고요.........."

알부민을 맞도록 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간혹 알부민을 맞으면 효과가 있을까요? 하며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간의 셀수없는 기능 중에 하나가 알부민 합성기능 입니다.

간 경화의 상태에서 현재 굳어있는 대부분의 간세포 외에 남아있는 간세포들이 그나마 열심히 일을 해서 알부민을 포함한 많은 물질들을 형성하고 있는데요...

외부에서 알부민을 제공을 해 준다면 간세포들은 알부민이 충분하다고 인지하고
더 이상 생산하려는 노릭을 게을리하게 됩니다(negative feedback).

따라서 복수 조절등으로 필요한 알부민 주사이외에는 가급적 알부민을 피하고 있습니다.


간성뇌증

간성뇌증을 초래할 수 있는 신진대사 산물로서는 암모니아 이외에도
아미노산 일부, 저급지방산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배설기능 장애로 황달이 나타나면 간성뇌증이 오는데 보통
네단계 내지 다섯단계로 분류를 하지요.

첫단계는 환자가 명랑하다가도 갑자기 우울해지며, 자제력이 없어지거나 반응이 느려지고 말이 느려집니다

두번째는 말이 분명하지 않게 되고 자주 자며 판단력이 저하됩니다.
자신이 병원에 있다는 사실도 자주 잊어버리고, 계절, 날짜, 시간등을 자주 잊어버립니다.

세번째는 환자에 따라서 큰소리를 지르고 떠들며 폭력을 가하기도 합니다.
이때는 의료진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집니다.

네번째는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아직 통증에 대한 반응은 남아있는 단계입니다.

마지막으로 통증에 대한 반응도 사라지고 입에서 특이한 냄새가 나는 단계가 됩니다.

그러나, 대개 가족의 무관심에 방치되는 경우나, 어떻게 손을 더 이상 써볼 수 없는 상태를 제외하고는 대개 두 번째 단계 이전에서 관장 요법 등으로 회복이 가능합니다.
 

예방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환자분들께서 하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하루에 최소한 두 번 이상 대변을 보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개 락툴로즈(lactulose, 듀파락 시럽)라고 하는 달작지근~한 물약을 드심으로서 가능해 지는데,
드시는 양은 본인이 조절해서 하루에 두 번 이상만 배변이 가능하도록 하시면 됩니다....

단백질을 섭취하면 안된다고 하던데요.....

간성뇌증을 유발하는 암모니아를 만들수 있는 질소화합물(즉, 육류나 달걀등)은 모두 나쁩니다만,
그렇다고 전혀 단백질 섭취를 하지 않으면, 몸에서 근육이 분해가 되므로 그것도 나쁩니다.

계산상으로는 하루에 40G은 복용을 하셔야 하므로, 조금씩은 드시도록 하세요.
근래에는 단백질 섭취 억제가 과연 얼마나 실효가 있느냐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복 수 (ascites)

복수 (ascites)라는 말은 물주머니나 술을 담는 가죽 부대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의 askos, 라틴어의 ascites로부터 유래되었습니다.

간경변증 환자에게 있어서 복수가 발생하는 경우는 간 기능이 몹시 나빠졌음을 의미하며,
이 경우 1년 생존율이 50%, 5년 생존율은 10~20% 정도로 감소하게 됩니다.

또한 원인을 알 수 없이 콩팥기능이 저하되는 간신 증후군
복수환자에서 2년내 30%, 5년내 40%에서 발생하며 간신 증후군에 빠지면 수주 내 95%의 사망률을 나타내게 됩니다.
또한 세균성 복막염도 전체 복수환자의 15%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이 역시도 사망률이 30~40%에 이르는 무서운 병입니다.

따라서 간경변증 환자에게서 복수가 발생하게 되면, 일단 긴장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치료는 어떻게 하지요?

일단 안정을 취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휴식시에는 몸 안에서 대사산물이 잘 안생기니까 간이 쉴 수가 있고,
또한 간이나 콩팥으로 혈액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소변도 더 나올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효과를 기대하려면 최소한 2시간 이상은 누워 있어야 하지만, 
너무 누워있기만 하면 다리 근육의 위축이 초래되므로 중간 중간 걷기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은 싱겁게 먹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인의 통상적인 식사에는 하루에 염분이 20-25g정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간경변 환자에서는 식사가 가능하고, 음식물에 더 이상의 염분을 첨가하지 않은 상태인 소금 5g (나트륨 2g : 88mEq)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수분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없으나
혈액 검사상 저나트륨혈증(120 - 125 mmol/L이하)이 나타난다면, 수분 섭취도 하루 1 Liter 이하로 제한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식사를 제한하면 몸 안의 단백질이 자꾸 분해되어 몸이 약해지므로 단백질을 최소한 70g 정도는 드셔야 합니다.
다만 대부분의 고단백 음식은 소금 함량이 높기 때문에 식물성 단백질(콩, 두부..)을 주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 복수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는 짜게 드시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따라서 싱겁게 드시는 것이 좋지만.......... 염분 제한은 전체 간경변 환자의 10-15%에서만 효과적이므로,
이로 인해 식욕을 잃을 정도라면, 차라리 좀 드시고 복수가 차면 이뇨제를 써서라도 조금 빼는 것이 낫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가급적 소금을 골고루 쓰기 보다는 한가지 반찬에 집중적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 같은 양의 소금으로 그나마 맛을 내는 비결입니다.
또한 짠 맛 보다는 새콤한 맛으로 입맛을 살리는 것도 염분을 덜 드시면서 입맛을 잃지 않는 요령이기도 합니다.

대개 복수조절의 목표

다리가 부은 경우는 하루에 1kg 씩,
다리가 붓지는 않고 배만 나온 경우는 하루에 0.5kg씩 감량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안정 및 식이요법만으로 4일동안 체중이 1kg 이상 빠지지 않는 경우에는 이뇨제를 사용하게 되지요.....

이뇨제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요....
작용시간이 3일 후에나 천천히 나타나고 길게 작용하는 알닥톤이라는 약제와
효과는 빠르지만 소변으로 나트륨(소금끼)를 몰고 나가는 라식스라는 약제가 있는데요.....

대개 소변 검사시 나트륨 배설이 적절하면 알닥톤 만으로도 조절이 가능하지만,
나트륨양이 적으면 (즉, 소변이 맹물이면) 라식스를 추가해서 사용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 약들을 의사의 처방없이 마구 드실 분은 안계시겠지요??)

부작용은 없나요..?

이렇게 이뇨제를 사용하는 경우 약 20%는 몸 안에 수분이 과다하게 감소되어 콩팥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너무 말린거지요....)

그 외 전해질 균형이 깨지거나 심한 경우에는 간성 혼수가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알닥톤의 경우는 여성 호르몬이 증가되기 때문에 남성의 경우는 성욕감퇴, 발기부전 및 젖가슴에 몽우리가 생기는 여성형 유방이 생길 수가 있고, 여성에서는 월경 불순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또한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하지요...

그 외에도 이뇨제 용량의 조절은 가히 써커스 수준의 균형감각이 필요하므로 환자 마음대로 잘못 투여하시면 원치 않은 작용들이 많이 나타날 수 있으니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으시기를 권합니다.

좀 더 빠른 방법은 없나요......?

입원하신 경우에는 복수천자 즉, 바늘로 배에서 복수를 직접 빼내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는 의료진이 알아서 양이나 방법을 결정하므로 걱정 안하셔도 되지만
빼낸 복수는 2~3주에 걸쳐서 다시 차게 되므로 복수천자를 한 경우에도 저염식(싱겁게 드시고)과 이뇨제 투여를 병행하여야 합니다.

이 외에 shunt라고 말하는 일종의 가는 관을 복강에서 가슴쪽 혈관으로 넣어서 복수를 혈관내로 빼는 방법(복강-정맥 단락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염증도 잘 생기고, 잘 막히고 ....... 해서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방법입니다.

그럼 다른 방법은 없단 말인가요..

있지요.....없긴요.......
비장의 카드, 그러나 함부러 쓸수는 없는 카드....
바로 간이식이지요.....
이건 복잡한 문제가 많으므로 나중에 또 자세하게 말씀드리지요...

다시 한번 강조를 드리지만, 복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어느 정도의 복수는 환자에게 무리가 되지 않지만,
지나친 복수 조절은 환자에게 오히려 여러 가지 부담을 줄수 있다는 것입니다.

 "Dry and demented, wet and wise !"
(즉, 너무 (사람을) 말리면 멍청해지고, 조금 물이 있는 것이 현명해진다는 뜻으로
복수조절을 지나치게 하는 경우 간성혼수 등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도움을 주지 못하는 환자는 가끔 있지만, 우리가 해를 줄 수 없는 환자는 한 명도 없다.”

블룸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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